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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후기

뉴스의 시대

by yb오늘의기록 2025. 12. 30.

 

성장 과정은 대개 고통에 관한 이야기로, 어째서 그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날 수 없는지 복잡하지만 그럴싸한 이유들을 가르쳐준다.

즉, 어째서 우리는 문제를 한번에 해결해 가난한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 수 없는지, 경쟁과 그로 인한 불안이 시장경제에서 왜 필요한지, 왜 완전고용 보장이 사람들을 게으르게 만드는지, 왜 국가는 승자에게 상을 주고 패자에게 벌을 줘야 하는지, 왜 부자들에게 응당한 과세를 할 수 없는지, 왜 우리는 자존감을 유지하면서도 좀더 단순하게 살아갈 수 없는지 ....

155p

 

뉴스가 보여주는 것과는 반대로, 사실 대부분의 사업이 실패한다.

대부분의 영화는 제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대부분의 직업은 그리 화려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얼굴과 몸매는 완벽한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거의 모두가 슬퍼하고 오랜 시간 걱정에 잠긴다.

엄청나게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준점을 놓고, 그에 비해 우리가 가진 조건이 하찮다고 여기며 한탄해서는 안 된다.

199p

 

관심받고 사랑받아야 할 시기에, 한 살에서 열한 살 사이의 무방비하고 연약했던 시절에, 미약한 존재인 자신의 저편에 있는 타인의 사랑을 얻을 그 어떤 정교한 수단도 없던 그때에, 아직 배아 상태의 유명인사들은 자신이 무척이나 원했던 부모에게 스스로의 중요성을 인식시키지 못했다.

그리고 이는 삶 전체의 궤적에 영향을 미칠 만큼 비극적인 모욕이었다.

한때 스스로를 얼마나 투명인간처럼 느껴야 했는지가 훗날 얼마나 간절히 특별하고 널리 알려진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를 결정한다.

안타깝지만 당연하게도, 명성을 획득한다고 해도 어린 시절에 겪은 모멸감은 거의 사라지지 않는다.

그가 품은 진짜 소원은 (음악, 조각, 거래 성립 등에서 거둔) 성공을 통해 부모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게 아니라 그저 있는 그대로 사랑받는 것이다.

따라서 명성을 얻은 바로 그 순간에 공허감이 따라오기 십상이다.

명성 자체만으로는 애초에 그걸 소망하는 데 불을 붙였던 굴욕감을 상쇄할 수 없는 탓이다.

유명인사들이 이따금 보이는 자기파괴적인 행동은 상처뿐인 승리를 향한 분노가 혼란스럽게 발화된 것이며, 자기에게 비쳐지는 수많은 달콤한 말을 파괴하고자 하는 욕망이기도 하다.

그 달콤한 말들이 인생에서 최초로 중요했던 소수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보였던 소흘함을 보상해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권리를 주장할 필요도 없고 웬만한 직업에도 만족할 수 있는 행복한 무명의 성인은 이런 시나리오에서 진정으로 특권을 가진 사람이다.

왜냐하면 그 또는 그녀는 인간이 받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선물 중 하나, 즉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의 중심에 있다는 느낌을 누려봤기 때문이다.

10여 년 정도 부모의 사랑을 받으면 중요하지 않은 존재로 사는 50여 년에 대처할 힘을 얻을 수 있다.

'특별한' 유년기를 보냈다는 말은 아이의 정서적 욕구가 웬만큼 충족되었을 때만 그 합당한 의미를 갖는다.

이런 분석은 우리가 얼마나 부모 노릇을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를 덤으로 제공한다.

아이들에게 유명해지고 싶은 소망이 무엇이든 있는지 물어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205p

 

 

우리는 우리 주위를 둘러싼, 딱히 달변은 아닌 종들이 내건 훨씬 낯설고 보다 경이로운 헤드라인에 주목하기 위해 가끔 뉴스를 포기하고 지내야 한다.

황조롱이와 흰기러기, 거미딱정벌레와 까만 얼굴의 멸구, 여우원숭이와 어린아이들, 우리의 멜로드라마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 모든 생명체들은 우리의 불안과 자기도취를 상쇄한다.

뉴스가 더이상 우리에게 가르쳐줄 독창적이거나 중요한 무언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챌 때 삶은 풍요로워진다.

그때 우리는 타자와 상상 속에서만 연결되는 것을 거부할 것이다.

타자를 정복하고 망가뜨리거나 만들거나 없애는 일을 그만둘 것이다.

아직 우리에게는 할당된 짧은 시간 속에서 견지해야 할 자신만의 목적이 있음을 자각하면서 말이다.

2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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