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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후기

하류 지향에서 좋았던 문장

by yb오늘의기록 2023. 12. 8.

※내가 생각하기에 하류 지향의 핵심 부분 (151p ~ 156p)

모르는게 당연하다

소비자 마인드는 등가교환을 희망하고, 등가교환은 무시간 모델이기 때문에 고등교육의 장에서도 아이들은 '공부'할 동기가 사라진다.

'시간'을 배제한 곳에 '배움'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

나는 이것이 고등교육 자살의 한 징후라고 생각한다. 학생이 앞으로 무엇을 배울 것인가에 대해 미리 알고 있을 것을 전제로 해서는 배움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배움이란 자기가 배운 것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주체를 구축해가는 과정이다.

공부를 끝낼 시점이 되어야 비로소 무엇을 배웠는지를 이해하는 수준에 도달한다.

공부는 이런 역동적인 과정이다.

배우기 전과 후에 다른 사람이 되어 있지 않으면 공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

가령 무술이든 예술이든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하는데 몇 명의 멘토 후보자가 있다고 하자.

누구 밑에서 배울지 우리는 후보자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배울 지식과 기술에 대해 잘 모른다.

잘 모르기 때문에 '배우고싶은' 것이고 그래서 모르는게 당연하다.

...

하지만 초심자는, 초심자의 정의가 그렇듯 '목적지'가 어디인지 잘 모른다.

정말 부조리하게도,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자신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줄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 맞혀야 하는 것이다.

 

'배우는 방법'을 배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일을 일상적으로 태연하게 하고 있다.

아직 배우지 않은 것에 대해 "이 사람이라면 잘 가르쳐줄 것 같다"는 직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

평가를 내리는게 가능한 이유는 멘토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치판단'을 '잠시 보류'하기 때문이다.

배움은 이 순간에 기동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가치판단을 '보류한다'는 것이야말로 배움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

나의 어리석은 대답에 선생님은 호탕하게 웃으시며 "그런 동기로 시작해도 상관없겠지"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나는 "이 선생님은 진짜다. 이 선생님 밑에서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타다 선생은 "무도 수행을 하는 목적은 자네의 목적과는 다르네. 자네가 내 밑에서 배우려고 하는 것과는 다른 것을 배우게 될 걸세"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이분을 스승으로 모셔야겠다"고 다짐했다.

이것은 잘 생각해보면 비합리적인 판단이다.

"나는 당신이 바라는 것과는 다른 것을 주겠다"는 말을 근거로 "이 사람이야말로 내가 바라는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비합리성 안에 멘토의 교육적 기능이 있다.

지금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이지만 일단은 '뭔지 잘 모르는' 채로 받아들이고, 언젠가는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성숙의 단계에 이르게 되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생성 과정에 몸을 던질 수 있는 자만이 배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번 배움이 무엇인지 안 사람은 그 후에 얼마든지, 어떤 영역이든지 배울 수 있다. 배움의 본질은 지식과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방법에 있기 때문이다.

...

여기서 키워드는 '시간'이다.

지성이란 요컨대 나 자신을 시간의 흐름 속에 넣고 나의 변화를 고려하는 것이다.

무지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 자신 역시 변화한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못하는 사고를 뜻한다.

내가 계속해서 말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공부로부터의 도피, 노동으로부터의 도피는 자신의 무지에 고착하는 욕망인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리스크 사회에서 생존 경쟁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이 사회가 노력에 반드시 보상이 따르지 않는 사회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거스르고 의연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노력과 성과의 상관관계를 더 이상 믿지 않는 리스크 사회에서 그래도 여전히 노력과 성과의 상관관계를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 자원을 획득할 가능성이 더 높다.

...

리스크 사회란 지금 여기가 리스크 사회라고 인정하는 사람들만이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고, 마치 리스크 사회가 아니라는 듯이 행동하는 사람들은 묘하게도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는 사회인 것이다.

...

리스크를 적게 안는 사회 계층에 속한 사람들은 당연히 매일 실천을 통해 '노력은 보상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더욱 더 노력할 동기가 강화된다.

하지만 리스크를 많이 떠안는 사회 계층에 속한 사람들은 '노력은 보상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며, 점점 더 노력할 동기를 잃는다.

-92p-

 

 

사업에서 '현상 유지'라는 옵션은 없다. 성장하거나 몰락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현상 유지'를 선택하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거의가 자동적으로 '몰락'을 의미한다.

-97p-

 

 

리스크 헤지는 '살아남기'를 목표로 합의한 집단이 계획에 따라서 행동하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

약자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상부상조 조직에 속할 수 없는 사람이다. 획득한 이익을 공유할동료가 없고 어려울 때 지원해줄 사람이 없는 사람, 이런 사람이 리스크 사회에서 약자가 된다.

-108p-

 

 

다시 말해 자립인이란 자칭할 수 있는게 아니라 남이 불러줄 수 있는 호칭이다.

주변 사람들이 '저 이는 자립한 사람'이라고 승인을 해주어야 한다.

자립은 집단적인 경험을 통해 사후에나 획득되는 외부평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립한 사람은 적이든 친구든 보호해야 할 사람이든 많은 타인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그 네트워크 속에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조형하고, 해체하고, 재설정해서 격을 높여가는 사람이 바로 자립한 사람이다.

-115p-

 

 

"상대적으로 출신 계층이 낮은 학생들이 '미래를 생각하기보다 지금을 즐기고 싶다'고 생각할수록 자신에게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점이 있다는 자신감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카리야 선생은 지적한다.

 

 

기업이 경제활동에 들어가는 자금은 모두 노동자로부터 '수탈'한 노동가치에서 조달된다. 노동자가 자신이 창출한 노동가치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경제의 기본 원리다.

-142p-

 

 

노동으로부터 도피하는 젊은이들의 가슴 밑바닥에는 소비주체로서의 확고한 정체성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들은 소비행동의 원리를 노동에 대입시키고, 자신이 제공한 노동에 대해 임금이 적거나 충분한 사회적 위신을 얻을 수 없으면 "이건 좀 이상해" 라고 말한다.

물론 등가교환을 원칙으로 한 경우라면 그들이 하는 말은 전적으로 맞다.

젊은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경제적 합리성은 요컨대 '노력과 성과(임금 또는 위신)의 상관'이다.

그런데 노동 현장에서는 아무리 봐도 노력과 성과가 상관관계가 아니다.

실제로 노력과 성과가 함께 가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그런 불합리한 일은 못하겠어요"라고 당당하게 주장한다. 정말 합리적이다.

이것은 '공부로부터의 도피'의 경우와 같은 논리다.

니트 문제의 최대 난관은, 니트족이 어렸을 때부터 쭉 경제적 합리성을 가지고 가치판단을 해왔고 그 결과 스스로 무직자의 길을 선택했다는 그들 나름의 수미일관성을 경제적 합리성이라는 논거로 깨뜨릴 수 없다는 데 있다.

니트들은 등가가 아닌 교환에는 결코 응하지 않는 '영리한 소비주체'로 자기들을 규정하고, 여기서 비록 작으나마 만족감과 성취감을 얻고 있다. 이 상태를 고수하는 이상, 그들이 '공부'나 '노력'과 같은 본래 등가교환이 아닌 역동적인 과정 속으로 들어가기로 자발적으로 결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인간이 교육을 통해서 익히는 최고의 자질은 바로 이런 힘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자질을 향상시킬 줄 아는 능력, 교육은 이 능력을 습득시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가한다.

-1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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