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의뢰를 받아 조금씩 일을 시작했을 무렵, 어느 편집자에게서 "무라카미 씨, 처음에는 어느 정도 대충 써나가는 느낌으로 일하는 편이 좋아요. 작가란 원고료를 받으면서 성장하는 존재니까"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는 '과연 그럴까'라며 반신반의했는데, 이렇게 옛날 원고들을 다시 읽어보니 '정말이지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군' 하고 납득이 갔습니다.
13p
그래서 나의 결론은 이렇다.
'남이 내 험담을 할 때는 자는 척하는 게 최고다.'
...
그후의 인생에서도 몇 번인가 비슷한 일은 있었다.
그럴 때마다, 허 뭐야 그때 그 버스랑 똑같네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늘 자는 척하며 흘려보냈다.
물론 그냥 지나가지 않은 적도 몇 번쯤 있었다.
그래도 내 경험에서 짐작건대, 그런 일이 그리 빈번하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대부분은 자는 척하는 사이에 휙 지나가버린다.
39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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